떠나보낸것들

[노트북] 너무 큰기대를 갖게한 작은거인 ASUS N10j

실버맨 2008. 11. 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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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처음 컴퓨터를 만져보았을때의 느낌이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한조각은 "과연 이것으로 내가 못할게 뭐가 있나" 였습니다. 계산기로 할 수 있는 간단한 계산도 궂이 프로그램에 대입해가면서 결과에 만족하며 오락실에서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들도 몇날 며칠 밤을 새가며 컴퓨터 잡지에 나와 있는 코드를 입력해가며 내가 직접 만들었다(사실 만들긴 다른 프로그래머가 만들었고 단지 타이핑만 했을 뿐)는 성취감에 혼자 뿌듯해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었죠. 컴퓨터로 못할게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랬던 때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컴퓨터의 발전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냈습니다. 손바닥 두배크기였던 디스크는 지금은 천배도 훨씬 넘는 용량을 가진 디스크가 존재하며 더 좋은 품질의 컬러 모니터로 실제와 같은 모습을 보게 하죠.

그런 기술의 발전 중에 이상하리 만치 저와 인연이 없었던 종목이 있었으니 바로 노트북이었습니다.

컴퓨터 인생 23년만에 노트북을 처음 가져본게 다름아닌 넷북 아수스의 N10j였습니다. 물론 업무상 다뤄본적은 있지만 제가 저의 용도로 구매한 노트북(물론 노트북과 넷북을 나눠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카테고리는 같습니다 ^^)은 이것이 바로 처음이라는 것이었죠.

처음에 아수스에서 $500 이하의 노트북을 만든다고 했을때, 저는 과연 저 가격의 노트북은 단지 가격만 맞추고 표준모델을 제시하면서 쓸만한 사양은 옵션을 더해서 가격을 높일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는 제법 쓸만한 노트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수스는 여러가지 컨셉의 노트북(넷북)을 만들어낸다는 소식을 듣기 시작했죠. 물론 인텔의 아톰프로세서도 한몫을 톡톡히 하는걸로 보였구요.

항상 눈독을 들였던 종목(!)이었기에 이번기회에 노트북을 한번 장만해 보자는 심산으로 쇼핑몰과 관련 커뮤니티를 찾아 헤메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것이 바로 N10j였다는 것이죠 ^^

스펙은 이렇습니다.


전반적으로 다른 넷북과의 차이점은 별로 없습니다. 평범한 10인치 디스플레이와 넷북이라면 초절전 아톰 프로세서, 2Kg이하의 무게.. 그런데 여느 넷북과 다른 차이는 바로 그래픽 칩셋과 메모리였습니다. 넷북주제에 Geforce 9300M이라니... 게다가 2G 기본 메모리..
용도를 미디어 감상과 간단한 작업(저는 디자이너입니다)을 할 수 있는 가벼운 노트북으로 정했기 때문에 그래픽 칩셋은 제 선택의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LED 디스플레이!!

주저하지 않고 바로 구매하였고 예약판매 기간이었기에 며칠의 기다림끝에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그다지 크게 좌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넷북보다 20만원정도 고가였음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받아본 후 생각치도 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첫째는 운영체제가 비스타 홈 프리미엄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의 컴퓨터 환경이 느린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탓에 넷북에 비스타는 절대 맞지 않는 궁합이더군요. 그래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운그레이드를 하여 세팅을 완료했습니다. 역시 비스타는 얕보면 안되는 운영체제더군요 ^^

둘째는 Adobe CS3가 설치되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넷북에서 무슨 작업을..... 이라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넷북의 구입목적을 간단한 작업 수정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라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CS3 프로그램 전체가 설치가 안되는건 아닙니다. PDF나 Photoshop은 설치가 되나 Indesign이나 Illustrator는 최저 해상도 1024x768에 미치지 못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설치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편법으로 설치는 가능합니다. HDMI단자를 지원하는 기종이므로 단자가 설치되어 있는 TV를 기본 환경으로 설치한다면 설치는 가능합니다.)

셋째는 제가 쓰는 모니터 색상관리 솔루션인 Spyder3Elite의 설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것입니다. 이것 역시 최대 해상도가 1024x600임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군요...
이건 설치방법이 다른 편법조차 통하지 않아서 밝고 화사하다는 LED백라이트 모델임에도 저한테 거슬리는 부분으로 여겨짐이 분명했습니다.

이 세가지는 저와 N10j가 친구가 되지 못한다는 불행한 예감(눈치 빠른 분들은 카테고리로 예상하셨겠지만)을 남기게 되었고 결국 15일의 인연으로 제 품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넷북으로써의 장점이 있었으니

첫째는 역시 Geforce 9300M의 강력한 그래픽 퍼포먼스
이 부분은 최근 NVIDIA의 Purevideo 기술이 삽입되어 1080p의 HD영상까지 끊김없이 볼 수 있다는 넷북 최고의 강점이죠.(약간의 세팅을 요하긴 하지만 관련 커뮤니티에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으니 쉽게 구현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화사한 LED액정
저에게는 단점으로 부각되긴 했지만 이건 색감이 안좋아서가 아니라 색표현의 문제죠. 일단 처음 전원을 켰을때 느낌이 참 화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뭐 색 재현율이 일반 패널보다 좋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Asus에서 제공한 유틸리티중 여러 세팅을 선택할 수 있는 유용한 툴이 있으니 사용해보시는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셋째는 넷북이라서 오래가는 배터리
중요한 부분이죠. 오래가는 넷북. 실제로 N10j는 그래픽칩셋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intel GMA950이 기본 그래픽 셋팅이고 거기에 강력한 성능을 위해서 9300M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로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단 배터리가 좀 줄어들죠. 이것은 어쩌면 첫번째 장점으로 들어가야 맞지만 배터리와도 관계되어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셋째로 같이 말씀드립니다.

넷째는 수준급인 부가기능
지문으로 로그인 하게 하여 보안을 강화하는 부분이라던가 지정해놓은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지문등록 시켜서 한번에 로그인하는 기능. 알텍렌싱의 청명한 스피커도 넷북인지 의심스럽게 하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초콜릿키보드는 타이핑감이 좋아서 장시간 워드에도 덜 피곤하더군요. 단 우측 쉬프트키는 전 잘 적응이 안되더군요.

뭐...지금은 제품에서 떠나가긴 했지만 좋은 넷북이었음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받았기에 작은 실망이 저에겐 크게 다가왔음을 부인할 수 없네요. 제 용도에 맞지 않았음이 제일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사용기에 느꼈던 점은 역시 컴퓨터나 노트북이나 또는 넷북이나 이것들은 단지 도구에 불과 하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용도에 맞는지 파악한 후 구매하시는것이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끝으로 기존 사용하면서 찍은 두장의 사진을 첨부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운그레이드 후 시스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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